1. 집단과 팀의 이해
스포츠 종목은 개인 종목과 단체 종목으로 나눌 수 있다. 개인 종목에서는 집단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지만, 단체 종목은 집단의 특성에 따라 경기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의 국가대표 축구팀 사례를 보면 팀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또한, 지도자가 선수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팀 내 사건들은 팀 분위기뿐만 아니라 경기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스포츠 심리학에서는 팀의 분위기와 응집력을 결정하는 요인에 대해 연구해왔다.
먼저 집단과 팀의 정의를 살펴보자. 집단(group)은 서로 상호작용하며 영향을 주는 2명 이상의 사람들로 구성된다. 상호작용이 이루어지고 공동의 목표가 존재할 때 집단이 형성되지만, 단순히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만으로는 집단이 아니며 이를 군중이라고 한다. 집단의 구성원들은 서로 친밀감을 느끼고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스포츠 팀은 집단의 한 형태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공통의 소속감: '나'라는 생각보다 '우리'라는 생각이 우선시된다.
역할 구분: 구성원 모두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인식한다.
구조화된 의사소통 방법: 의사소통의 절차와 방법을 준수한다.
규범: 구성원이 지켜야 할 규칙이 존재한다.
팀은 집단의 조건을 갖추고 위의 4가지 요소를 모두 포함해야 한다. 따라서 모든 팀은 집단이 될 수 있지만, 모든 집단이 팀이 될 수는 없다. 팀(team)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호작용해야 하는 사람들의 집단으로 정의할 수 있다. 집단이 팀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Tuckman(1965)의 집단 형성 이론을 살펴보자.
Tuckman(1965)은 집단이 형성되는 과정을 4단계로 설명하였다. 이 4단계(형성 단계, 갈등 단계, 규범화 단계, 수행 단계)는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직선적 이론(linear theory)의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다. 모든 집단은 이 4가지 단계를 거쳐야 하며, 각 단계에서 소요되는 시간은 집단마다 다를 수 있다. 각 단계의 특징을 살펴보자.
첫째, 형성(forming) 단계는 집단 발전의 첫 단계로, 팀 구성원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시기이다. 이 단계에서는 구성원들이 서로 비교하고, 각자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는 기간이다.
둘째, 갈등(storming) 단계에서는 지도자에 대한 반항과 집단의 통제에 대한 저항이 나타나며, 개인 간의 갈등이 발생하는 시기이다. 감정적으로 반감을 가질 수 있고, 집단 내에서 리더나 구성원이 각자의 입장을 정립하는 데 저항과 다툼이 발생한다. 이 단계에서 리더는 구성원들과 객관적이고 열린 마음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규범화(norming) 단계에 이르면 이전의 갈등이 협동과 단결로 변화한다. 갈등은 해결되고 공동체 의식이 생겨난다. 개인적인 이득보다 팀 전체의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게 되며, 집단 내에서 자리다툼을 하기보다는 보다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한다.
넷째, 수행(performing) 단계는 집단 형성의 마지막 단계로, 구성원들이 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시기이다. 이 단계에서는 팀이 문제 해결에 집중하며,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고, 구성원 간의 관계가 더욱 안정화되며, 역할이 보다 명확하게 정해진다.
2. 팀에서 개인의 수행
단체 종목에서 개별 선수의 역량을 어떻게 결합하느냐는 팀 전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개인 선수는 뛰어난 능력을 가질 수 있지만, 팀으로서는 성과가 좋지 않을 수 있으며, 반대로 개인의 역량이 부족하더라도 팀 전체는 매우 우수할 수 있다. 지도자의 역할은 선수 개개인이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나의 팀으로 통합하는 데 있다. 여기서는 집단 속에서 개인의 수행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이론적으로 살펴보겠다.
1) Steiner의 집단 생산성 모형
Steiner(1972)는 집단 내에서 개인의 역량이 어떤 기여를 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공식을 제시했다.
실제 생산성=잠재 생산성−잘못된 집단 과정으로 인한 손실
이 공식에 따르면 집단의 실제 생산성은 잠재 생산성을 초과하지 못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잠재 생산성이란 개인의 능력, 지식, 기술 등 주어진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최고의 수행을 의미한다. 팀은 항상 개인이 가진 최고의 수행을 발휘하지는 않으며, 이는 집단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잠재 생산성이 동일하다면 집단 과정에서의 손실이 적을수록 실제 생산성은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집단의 실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잘못된 집단 과정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의 능력이 뛰어나다면 잠재적 생산성은 높아지겠지만, 실제 생산성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집단 과정에서의 손실을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집단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개인이 100%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때 발생하는 동기 손실(motivation loss)이다. 집단 내 몇몇 구성원은 최선을 다하지 않고 소극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 둘째는 개인이 협력해야 할 시점에 타이밍이 맞지 않거나 전략이 잘못되었을 때 발생하는 조정 손실(coordination loss)이다. 예를 들어, 수비 중 두 명 이상의 선수가 같은 방향으로 몰려가면서 다른 쪽을 방어하지 못하는 경우 조정 손실이 발생한다. 반대로 다른 선수가 수비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은 빠졌는데, 실제로는 다른 선수도 수비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조정 손실로 볼 수 있다.
단체 종목은 개인 종목에 비해 집단 과정에서의 손실이 클 가능성이 높다. 지도자는 집단 과정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대화의 방식, 개인의 역할 등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지도할 필요가 있다. 집단 과정의 중요성이 낮은 종목에서는 이러한 손실에 대한 대비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할 수 있다.
2) Ringelmann 효과
집단에 속한 개인의 능력을 모두 합쳐야 집단의 수행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실제 집단의 수행은 개인의 능력을 단순히 합한 것보다 낮게 나타난다. Steiner 모형에서는 집단 과정에서의 오류로 인해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집단 구성원의 수가 증가할수록 개인의 수행이 감소하는 현상을 Ringelmann 효과라고 한다. Ringelmann은 1인, 2인, 3인, 8인이 밧줄을 당기는 실험을 진행하였다. 개인의 수행 감소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1인이든 8인이든 집단에서 개인의 수행은 모두 100% 발휘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3인이 당기면 300%, 8인이 당기면 800%의 힘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2인이 당기면 개인별로 93%의 힘을 발휘했고, 3인 경우 85%, 8인일 경우 49%의 힘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의 크기가 커질수록 개인의 노력이 줄어드는 현상이 관찰된 것이다.
개인 노력이 줄어드는 현상이 동기 손실 때문인지 조정 손실 때문인지 밝히기 위한 연구도 있었다. Ingham, Levinger, Graves, Peckham(1974)은 집단 크기가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는 손실의 원인을 찾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였다. 동기 손실과 조정 손실을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조정 손실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훈련받은 실험 조교를 사용하였다. 1인, 2인, 3인, 4인, 5인, 6인 조건을 만들고, 실험 대상은 눈을 가리고 나머지 인원은 실험 조교로 구성되었다. 눈을 가린 실험 대상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줄을 당긴다고 믿었고, 실험 조교는 줄을 당길 때 실제로 당기지 않고 당기는 척만 하였다. 이 실험 조교를 활용함으로써 조정 손실의 문제를 원천적으로 배제하였기 때문에, 집단 크기가 증가함에 따라 개인의 노력이 줄어든다면 그 원인은 동기 손실로 볼 수 있다. 실험 결과 2인 조건에서는 90%, 3인 85%, 4인 86%, 5인 84%, 6인 85%로 나타났다. 3인 이후부터는 집단의 크기가 커져도 개인이 발휘한 힘은 더 이상 줄어들지 않았다. 따라서 집단의 크기가 커질수록 개인의 수행이 줄어드는 것은 동기 손실이 중요한 이유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조정 손실이 있을 수도 있지만, 동기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한 실험이라 할 수 있다.
3) 사회적 태만
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은 집단 속에서 개인의 동기가 낮아져 100% 이하로 노력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스포츠 상황에서 사회적 태만 현상은 수영, 육상 등 여러 종목에서 발견되었다. 사회적 태만이 자주 발생하는 조건도 밝혀졌다. 개인의 노력을 확인하지 않을 때, 개인 역할이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을 때, 다른 사람에 비해 공헌도가 불공정할 때 사회적 태만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연구를 종합하면 사회적 태만을 증가시키는 몇 가지 조건을 찾을 수 있다(Weinberg & Gould, 2007). 우선 개인의 노력이 확인되지 않으면 사회적 태만이 증가하게 된다. 의미 없는 과제를 수행하거나 개인적 관심이 낮을 때, 팀에서 정한 기준과 비교할 수 없을 때에도 태만이 발생하기 쉬운 상황이다. 사회적 태만이 증가하는 상황을 잘 분석하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전략을 찾는 데 용이하다. 훈련과 시합에서 선수 개별의 활동 정도와 공헌도를 세세하게 기록하고 관리한다면 사회적 태만은 줄어들 수 있다. 또한, 선수 개개인의 역할이 팀 전체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믿게 되면 사회적 태만은 줄어들 것이다.
3. 응집력 개념과 이론 모형
응집력(cohesion)은 집단의 구성원이 집단의 목표 달성과 구성원의 정서적 욕구 충족을 위해 서로 결속하고 단결하는 경향에서 나타나는 동적 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 정의를 통해 응집력의 개념에는 두 가지 주요 속성이 포함되어 있다. 첫째는 집단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 단합한다는 점이다. 즉, 집단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과제를 성취하기 위해 단결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인간적인 측면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측면이다.
앞서 언급한 응집력의 개념을 살펴보면 응집력이 다차원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차원적이라는 것은 응집력을 구성하는 요소가 여러 가지라는 의미이다. 응집력은 과제응집(task cohesion)과 사회응집(social cohesion)으로 구분될 수 있으며, 이는 응집력의 다차원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 과제응집: 집단의 구성원이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결속하는 것을 의미한다. 스포츠 팀에서 과제응집은 리그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선수 모두가 단결하는 예로 들 수 있다.
* 사회응집: 집단의 구성원끼리 서로 좋아하고 함께 지내는 것을 선호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스포츠 팀에서 선수들이 훈련 후 잘 어울리거나 개인적인 행사에 함께 참여하는 경우 사회응집이 높다고 볼 수 있다.
1) 스포츠 팀 응집력의 개념 모형
스포츠 팀의 응집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형이 있다. Carron(1982)이 제안한 응집력 모형(그림 10.1)은 스포츠 팀의 응집력 형성에 영향을 주는 네 가지 요인인 환경 요인, 개인 요인, 리더십 요인, 팀 요인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응집력의 결과를 집단적 측면과 개인적 측면의 성과로 나누었다.
* 환경 요인: 집단을 하나로 묶는 가장 일반적인 특성으로, 구단과의 계약 조건, 선수 장학금 수혜 여부, 지리적 조건, 훈련 시간에 관한 규정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환경 요인은 집단의 구성원이 하나로 뭉치는 데 영향을 미친다. 구성원이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어 자주 만나고 소통할 수 있다면 응집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집단의 크기도 응집력에 영향을 미친다. 경쟁 수준 또한 응집력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 개인 요인: 집단의 구성원이 가진 개인적 특성을 의미한다. 개인 요인은 일반적으로 개인의 배경 특성(예: 성별, 구성원 간의 유사성), 인지 및 동기 특성(예: 책임감, 불안), 행동 특성(예: 지속적인 노력, 사회적 태만)으로 구분된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과제응집과 사회응집을 촉진하는 가장 중요한 개인 요인은 개인의 만족도이다. 구성원의 만족도가 골프 종목의 과제응집과 사회응집을 예측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스포츠 팀에서 선수의 사회경제적 배경, 능력, 나이 등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목표에 대한 기대, 시합에서의 행동 규칙, 개인 행동에 대한 기대 등에서 유사성이 많을수록 긍정적이다.
* 리더십 요인: 스포츠 지도자가 선수들과의 관계를 형성할 때 보여주는 리더십 스타일과 행동을 의미한다. 리더의 역할이 팀의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지도자와 주장이 팀의 목표, 팀의 과제 수행, 개인의 역할에 대해 명확하고 일관된 지침을 전달하면 팀의 응집력이 크게 향상된다. 지도자와 선수 간의 호환성(compatibility)도 응집력에 영향을 미친다.
* 팀 요인: 집단의 성공에 대한 열망, 집단의 성향, 집단의 역할, 집단의 능력과 안정성 등이 포함된다. 집단의 구성원이 오랫동안 함께 해왔고, 집단의 성공에 대한 열망이 강할수록 응집력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승리에 대한 경험을 많이 공유할수록 잠재적 위험 요인에 대처하는 능력이 향상되어 응집력에 도움이 된다. 집단 효능감(collective efficacy)이 높아지는 것도 응집력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집단 효능감이란 구성원 모두가 팀이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것으로, 개인적 차원에서의 성공에 대한 믿음인 자기 효능감(self efficacy)이 팀 차원으로 확장된 개념이다.
4. 응집력의 측정
팀 응집력의 관리는 지도자가 신경 써야 할 중요한 임무 중 하나이다. 선수가 흩어져 있는 팀을 맡은 지도자가 이를 하나로 묶어 좋은 성과를 내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모래알 같은 선수를 묶은 시멘트 지도자'라는 표현은 응집력 관리에서 지도자의 역할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응집력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응집력의 측정이 선행되어야 하며, 여러 가지 응집력 측정 방법을 살펴보겠다.
1) 질문지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질문지는 집단환경질문지(GEQ, Group Environmental Questionnaire)이다. 이 질문지는 Widmeyer, Brawley, Carron(1985)이 개발한 스포츠 팀의 응집력을 다차원적으로 측정하는 도구이다. GEQ는 이론적 틀을 바탕으로 개발되었으며, 팀을 전체적으로 어떻게 인식하는지(집단 통합)와 팀에 대해 개인적으로 얼마나 좋아하는지를(집단에 대한 개인적 매력) 구분한다. 이 두 가지 관점은 다시 과제 차원과 사회 차원으로 나뉘며, 총 네 가지 요인으로 구성된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집단 통합의 과제 차원: 팀이 목표 달성을 위해 얼마나 잘 단결하는지를 의미한다. 예) "팀이 지거나 경기력이 좋지 않을 경우, 선수 모두가 책임을 진다."
집단 통합의 사회 차원: 팀 구성원들이 훈련 및 시합 이외의 상황에서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를 나타낸다. 예) "우리 팀은 훈련이나 시합이 없을 때 함께 잘 어울린다."
집단에 대한 개인적 매력의 과제 차원: 팀의 훈련 방식이나 시합 전략에 대한 개인의 선호도를 의미한다. 예) "나는 우리 팀의 플레이 스타일이 좋다."
집단에 대한 개인적 매력의 사회 차원: 팀 구성원을 인간적으로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나타낸다. 예) "우리 팀에는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다."
또한, 국내에서 개발된 '스포츠 우리성'을 측정하는 도구가 있다(유진, 박성제, 2001). 우리나라 선수들이 가진 집단 성향을 '우리성'으로 정의하고, GEQ 개발과 유사한 개념적 틀을 바탕으로 개발되었다. 우리성은 수직적 우리성과 수평적 우리성으로 나누고, 다시 수행 측면과 생활 측면으로 세분화된다. 궁극적으로 수평적 우리성과 수직적 우리성이 모두 4개 요인을 측정한다.
이 도구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개방형 질문을 통해 팀 내 인간관계와 집단 성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문항을 개발하였다. 또한 신뢰도와 타당도에 대한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어 집단의 특성을 측정하는 데 적합한 도구이다. 다만, 응집력 그 자체를 다루기보다는 팀 구성원의 수직적(위계적) 인간관계와 수평적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팀 내의 인간관계와 분위기를 수평적 차원과 수직적 차원으로 구분한 것은 위계를 중시하는 팀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2) 교우도
질문지는 팀 전체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지만, 개별 선수에 관한 세부 정보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팀 내에 파벌이 형성되어 있는지, 어떤 선수들이 서로 친밀한지를 알고자 할 때는 질문지보다는 교우도가 더 적합하다. 교우도란 집단 구성원 간의 소속감과 상호 연결성을 측정하는 도구이다.
교우도를 활용하면 파벌의 존재 여부, 집단 내 교우 관계, 고립된 구성원의 존재 여부, 집단에 대한 매력 정도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교우도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함께 훈련하고 싶은 선수 3명과 함께 훈련하고 싶지 않은 선수 3명의 이름을 적어야 한다. 선수들의 응답은 비밀이 보장되어야 하며, 솔직하게 답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5. 응집력과 수행의 관련성
응집력과 수행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응집력이 높을수록 팀의 수행도 향상될 것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그래서 스포츠 지도자들은 팀의 응집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스포츠 팀의 응집력과 수행 간의 관계를 다룬 연구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대체로 응집력이 높을수록 수행도 향상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 스포츠 팀의 응집력과 수행 간의 관련성을 다룬 30편의 선행 연구를 분석한 결과, 분석 대상 논문의 83%에서 응집력과 수행 사이에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발견되었다(Widmeyer, Carron, Brawley, 1993). 응집력이 높아질수록 팀의 성공도 비례하여 증가하였다.
* 응집력과 수행의 관계를 다룬 66편의 논문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분석 대상 논문의 92%에서 응집력과 수행 사이에 긍정적인 관계가 확인되었다(Mullen & Cooper, 1994). 이 연구에서는 스포츠 팀을 포함한 다양한 상황에서 응집력을 조사했으며, 스포츠 팀에서 응집력과 수행의 관계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1) 과제응집과 사회응집의 영향 비교
과제응집과 사회응집이 수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논란이 존재해왔다. 과거에는 사회응집보다 과제응집이 수행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의 리뷰에서는 과제응집과 사회응집 모두 수행 향상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Carron, Colman, Wheeler, & Stevens, 2002). 따라서 사회응집이 수행 향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사회응집을 높이기 위한 중재 전략과 과제응집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모두 팀 응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며, 수행 향상에도 기여한다고 한다. 따라서 스포츠 지도자는 팀의 사회응집을 높이기 위해 적절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물론 팀 목표 설정, 팀 의사소통 훈련 등 과제응집을 높이기 위한 중재 전략도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종목 특성에 따른 비교
스포츠 종목은 상호작용(interactive) 종목과 공행(coactive) 종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상호작용 종목은 선수들 간의 상호작용과 협력이 필수적인 축구, 농구 등의 종목을 말한다. 반면 공행 종목은 선수들 간의 상호작용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 골프, 볼링, 사격 등을 포함한다. 상호작용과 공행이 모두 어느 정도 요구되는 야구와 같은 종목도 있다. 지금까지는 공행 종목보다 상호작용 종목에서 응집력이 수행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메타 분석(Carron 등, 2002)의 결과는 상호작용 종목과 공행 종목 구분 없이 응집력이 높으면 수행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나타났다. 다만 상호작용 종목의 응집력이 공행 종목보다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종합적으로 볼 때, 공행 종목이 응집력이 수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은 버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물론 상호작용 종목은 선수들 간의 상호작용이 더 많이 요구되며, 지도자들도 응집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한다. 팀 응집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는 공행 종목보다 상호작용 종목에서 더 중요하게 다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3) 응집력과 수행의 인과관계
응집력의 향상이 수행 향상을 유도하는 것인지, 아니면 수행 향상이 응집력 향상을 이끌어내는지를 밝히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이 두 가지 사이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것은 여러 복잡한 변인이 존재하여 쉽지 않다. 수행의 성공이 응집력 향상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자주 보고되고 있다. Mullen과 Cooper(1994)에 따르면 응집력이 수행에 미치는 효과도 있지만, 성공 경험 후에 응집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훨씬 크다고 한다. 그러나 응집력과 수행 간의 관계, 수행과 응집력 간의 관계 사이에 차이가 없다는 분석도 제시되고 있다. 따라서 응집력과 수행 간의 관계가 순환적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수행의 성공은 응집력을 높이고, 높아진 응집력은 다시 수행을 향상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순환적 관계를 고려하더라도, 수행 성공이 응집력에 미치는 영향은 응집력이 수행에 미치는 영향보다 더 크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팀의 응집력은 수행 외에도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준다.
6. 응집력 향상 전략
응집력의 개념과 측정 방법, 그리고 응집력과 수행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응집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모아졌다. 응집력의 향상은 스포츠 팀뿐만 아니라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회원들에게도 중요한 문제로 확인되었다. 다음은 스포츠 상황과 운동 상황에서의 응집력 향상 전략을 소개한다.
1) 스포츠
팀 응집력을 포함한 팀의 분위기 개선을 위한 노력은 팀 빌딩(team building)이라고도 불린다. 한 연구에서는 팀 빌딩 워크숍에 참여한 코치(실험 집단)와 참여하지 않은 코치(통제 집단)를 대상으로 팀 빌딩 프로그램의 효과를 관찰하였다(Prapavessis, Carron, & Spink, 1997). 연구에서 제시된 팀 빌딩 원칙은 다음과 같다.
* 역할 확인 및 수용: 팀 구성원이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이해할 때 응집력이 향상된다.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만족스럽게 받아들이면 응집력이 높아진다.
* 리더십: 팀 리더의 행동은 팀의 과제응집과 사회응집에 영향을 미친다. 참여적 리더십 스타일이 응집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 기준의 수용: 팀의 과제 규범과 사회 규범을 잘 준수할수록 응집력이 높아진다. 집단의 규범은 쉽게 변화하기 어렵다.
* 어울리기: 팀 구성원이 자주 가까이 지낼수록 응집력이 개선된다.
* 독특성: 팀의 독특함은 응집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 헌신: 주요 선수가 팀에 헌신할 때 응집력이 증가한다.
* 목표: 개인 목표보다 팀 목표가 팀 응집력과 더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목표 설정 시 선수들을 참여시키는 것이 응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 협동: 개별 행동보다는 협동적 행동이 개인 및 팀의 수행에 더 유익하다. 협동은 응집력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팀 빌딩 원칙에 따라 연구 참여 코치들에게 적용 전략과 절차를 개발하여 팀 빌딩을 위해 활용하도록 요청하였다. 연구는 시즌 시작 전 6주 동안 진행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실험 집단과 통제 집단 간에 응집력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통제 집단의 코치들도 비슷한 팀 빌딩 원칙을 자연스럽게 적용했기 때문에 응집력이 향상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앞으로는 더 철저한 통제가 이루어진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한편, 스포츠 팀의 응집력 향상을 위한 4단계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학자들도 있다(Veach & May, 2005). 이 가이드라인은 선수들의 응집력을 높이기 위한 계획적인 프로그램을 적용할 때 참고할 수 있다. 이 가이드라인은 첫 글자를 모아서 MAPS라고 부른다.
* 미션(Mission): 미션은 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철학을 의미한다. 미션은 팀의 수행 향상, 승리, 팀의 잠재 능력 향상 등의 과정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미션이 있으면 팀의 목표 달성을 위해 선수들이 더 노력하게 된다.
* 평가(Assessment): 팀의 강점과 개선점에 대한 평가를 실시한다. 이러한 평가를 통해 팀 목표 달성을 위한 자원, 변화, 절차 등을 찾아낼 수 있다.
* 계획(Plan): 선수 개인과 팀 전체가 실행 계획을 갖고 있으면 노력과 헌신이 향상된다. 실행 계획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설정되어야 하며, 명확한 달성일이 필요하고 팀원 간의 확실한 동의가 있어야 한다.
* 체계적 평가(Systematic evaluation): 계획이 어떻게 실천되고 있으며 목표가 얼마나 달성되었는지를 주기적으로 평가하여 반성, 검토, 조정의 기회를 마련한다.
2) 운동
건강을 위해 참여하는 운동 프로그램 회원들도 응집력의 영향을 받는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운동 프로그램 회원들의 응집력이 높을수록 출석률과 만족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운동 지도자도 회원의 응집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치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운동 프로그램 회원을 대상으로 응집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었다(Spink & Carron, 1993). 이 연구에서는 실험 그룹의 운동 지도자에게 집단 응집력을 높여 운동 지속 실천율을 증가시키기 위한 팀 빌딩 전략을 교육하였다. 운동 지도자들은 독특성, 개인 위치, 집단 규범, 개인 헌신, 상호작용 및 의사소통 측면에서 회원의 응집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선택하여 실행하였다.
* 독특성: 반의 이름 정하기, 반 티셔츠 제작, 형광색 헤드밴드와 신발끈 사용, 포스터 및 슬로건 만들기.
* 개인 위치: 체력 수준에 따라 레인 구분하기, 자신의 운동 장소를 정해 일 년 내내 변경하지 않기.
* 집단 규범: 서로를 소개하기, 운동 동반자가 되어주기, 체중 감소를 위한 공동 목표 설정하기.
* 개인 헌신: 당일 운동 목표를 2~3명이 정하기, 신입 회원을 기존 회원이 도와주기, 체중 감소에 관심이 없는 회원에게 팀을 위해 헌신해 줄 것을 요청하기.
* 상호작용과 의사소통: 파트너와 함께 운동하고 서로 소개하기, 좌우에 있는 회원 소개하기, 5명이 한 조가 되어 운동하면서 차례로 동작을 시범 보이기.
응집력 향상 전략을 적용한 그룹은 응집력이 높아졌고 중도 포기 및 지각의 빈도가 크게 감소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응집력을 높이는 것이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회원들에게도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응집력을 높이는 것이 중도 포기를 줄여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회원이 많아지는 사실은 피트니스 경영자에게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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